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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의 퓨전홈 이야기/책, 영화 그리고 퓨전 이야기

한국의 한 종갓집 마피아 집안이 된 사연(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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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 남편과 저는 함께 영화 보면서 시간 보내는 걸 굉장히 좋아 하죠.  우리 집은 남편 취미로 모은 영화 DVD가 굉장히 많아요.  좋은 영화는 한번 보기로 끝내기  넘 아쉽다며 하나 둘 사다 모은 것이 어느 새  큰 장으로 하나 가득…. 이제 새로운 DVD장을 마련 해야 할 정도죠.  전에 DVD 나오기 전엔 Video Tape 정말 엄청 났었어요.   이렇게 collection 으로 모은 영화는 가끔씩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정말 유용해요.  주말, 아이들 다 밖에 나가고 나면 집안이 조용하죠.  그럼 제가 보고 싶은 영화 골라 놓고 와인 한 잔 준비 해 두면 “What a relaxing day!”

  한 번 본 영화 다시 보면 재미 있을까  생각하시죠? 한번 시도 해보세요.  재미있는 사실은 매번 영화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게다가 한번에 놓쳤던 재미있는 장면들을 찾을 수 있을 뿐 더러 가끔씩은 제작진들이 실수로 편집 못한 부분도 찾아 낼 수 있죠.  글구 제가 영어를 배운 방법이기도 하죠.  한 예로 미국의 홈 비디오 중 하나인 ‘Friends’와 ‘Everyone loves Raymond’는 거짓말 조금 보태 한 100번씩 은 봤을 거에요.  정말 생활 영어 배우는 데 큰 공을 했죠

  오늘은 왠 일인지 남편이 영화 골라 놓았네요.  정말 오래된 영화 ‘The God father’.  우리나라에서는 한 30년 전 쯤 ‘대부’ 라는 이름으로 상영 되었어요.   워낙 명작이라 지금도 미국 TV에선 가끔 방영해요.  말론 블란도가 주연 이었던 영화는 그 당시 굉장한 흥행 작이었고 영화에서 보았던 말론 블란도의 카리스마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듯 강렬했어요.  거대한 블랙 조직을 운영 하면서도  갖고 있었던 깊은 가족 애…. 집 안에서나 조직 속에서나 말론 블란도의 한마디는 불문률 이었죠.

  불문률, 한 가족 가장의 한 마디,  조직 최고 보스의 한 마디…

 아마도 그 당시 모든 남성들의 꿈이었을 거에요. 음….

  너무 사설이 길었네요.  지금 부터 한 한국 종갓집이 마피아 집안이 되고 종중 최고 어른이 마피아 보스가 된 사연을 풀어 놓을까 합니다. 

  어느 집안인지 자세히 이야기 하긴 뭐 그렇고 하여간 우리 큰댁은 종갓집이에요.  저희 백부님은 종가 최고 어른이시니까  집안의 모든 대소사는 주로 큰 댁에서 치르고 이루어지고 하죠. 집안의 제사, 시제 등등…  때문에 외국인인 우리 남편은 한국 종가집안일을 자세히 볼 기회가 없었어요.  좌식 생활도 불편하고 일단 말이 통하지 않으니 집안 대소사 치루어지는 동안 벙어리로 있어야 하는 것이 답답할 것 같아 집안 행사 때 참석을 안 했거든요.   그래도 기본적인 한국 풍습은 알죠.

  어른들과 술 마실 때 반쯤 돌아 앉아 마셔야 한다든가, 어른들께는 악수 보다는 배꼽 인사 해야 하는 것, 설날에 웃어른 들께 큰 절 하는 것 쯤은 기본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종가 가장 큰 어른이신 저희 백부님이 갖는 무형의 권력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했던 남편…

  울 아버지 칠순 생신 때의 일이에요.   아버지 칠순이라서 백부님께서 첨으로 우리 집에 오셨답니다.  사실 백부님이 오시니 약간은 긴장감도 돌고….
그래도 식사 후 디저트 준비해서 식구들과 친척분들 모두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일상적인 한국집안 풍경, 집안의 대.소사 때 식구들 모이면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부엌에서 이야기 꽃 피우고, 남자들은 거실에서 그 동안 못 나눈 생활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은 또래 끼리 모여 게임도 하고 장난도 치고….

  대개 집안 대.소사에 웃어른들께서는 훈담 한 마디 씩 하시잖아요.  그날도 “으~흠” 하시면서 백부님께서 기침 소리를 내셨죠.  그와 동시에 저희 가족은 일시에 조용해 지면서 백부님 말씀 경청하려 모두들 백부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 서재에서 나오던 울 남편 긴장된 얼굴로 내 옆으로 슬금 슬금 다가오더니 하는 말,  “Honey, Is something wrong?”
저 또한 남편에게 조용히 하라는 사인 만 보내고 아무 말 도 없자 울 남편 내 옆에 조용히 무릎 꿇고 앉데요.  이렇게 백부님 말씀 경청 후 식구들 모두 ‘쉬어’ 자세로 돌아가자 남편에게 백부님 말씀 통역해주고 그리고 무사히 아버지 생신 모임 마친 후 친척 분들 다 돌아 가셨죠.
그런데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평범한 모습이 울 남편에게는 아주 이상하게 보이며 깊은 인상을 준 것 같아요.   “Honey,  your family seems like a Korean Mafia. I was scare.”
울남편이 본 우리 백부님은 검은 조직의 최고 보스 같았다네요.  한마디 하시려 기침 소리 한 번 냈더니 올 식구들 ‘동작 그만’… 말씀 끝나시자 마자 모두들 ‘쉬어’….

  식사도 남자들 우선, 그 다음 아이들 그리고 맨 나중에 여자들 끼리 먹는걸 울 남편 정말 이해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부부 중심 사회인 미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죠.  미국은 가족 모임이 있어도 부부가 우선이에요.  테이블 세팅도 부부중심으로, 식사도 부부중심으로, 아이들은 나중에 이런 식이죠.  하지만 그래도 이게 서로 다른 풍습이구나 하고 서로의 다른 풍습 존중해 주며 미국 식구들과는 미국식으로, 한국식구들과는 한국식으로 적절히 맞추며 살아가죠. 


  울남편 우리 집안이 한국의 마피아 인줄로 오해했던 그 사건(?)도 이제는 울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한 풍습으로 남편 가슴 속에 자리 잡았죠.

  별거 아닌 걸로 주절 주절  말이 많았네요..